클림트 그림 모으는 데만 7년…"전 세계가 도운 기적의 전시"

입력 2022-10-11 18:14   수정 2022-10-12 00:27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 중에는 ‘도저히 자리를 옮길 수 없는 그림’이 많습니다. 불가능할 것 같은 네덜란드 최초의 대규모 클림트 전시를 할 수 있었던 건 기적과 같은 일이었습니다.”

지난 5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골든보이 클림트’ 전시 오프닝에서 만난 에밀리 고든커 반고흐미술관장은 “이번 전시회 하나를 위해 전 세계가 도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림은 유럽 전역과 일본, 미국 등에서 모였다. 이 중에는 지난 60년간 일반에 공개된 적 없는 그림도 포함됐다. 이날 저녁 일반 공개를 이틀 앞두고 열린 오프닝 행사에는 세계 각국에서 600여 명의 미술관 관계자와 클림트재단 이사회, 클림트 그림을 소장하고 있는 소장자 등이 모두 모여 축배를 들었다.

클림트의 그림엔 재료가 다양하다. 얇게 떠낸 금박, 진주의 가루, 섬세하게 뿌려낸 돌가루까지 회화지만 셀 수 없이 많은 재료가 쓰인다. 7년간 전시를 기획하며 큐레이터들은 흩어져 있는 클림트의 그림을 찾기 위해 탐정 수사를 방불케 하는 시간을 보내야 했다. 전시가 개막하는 날까지 마음을 졸이며 그림의 안전성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도 있었다.

고든커 관장은 “불가능할 것 같은 프로젝트였지만 결국 ‘클림트 새롭게 보기’를 원하는 시대의 질문에 답을 던지는 전시를 열게 됐다”며 “반고흐미술관과 벨베데레 등 각각 네덜란드와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미술관의 큐레이터들이 아주 긴밀하게 협업했다”고 했다.

첫 아이디어는 반고흐미술관 수석큐레이터인 에드윈 베커가 2015년 떠올렸다. 그동안 ‘호크니와 고흐’ ‘고흐와 뭉크’ 등 비교 전시를 다수 기획해온 그가 이번엔 벨베데레에 먼저 제안했다. 베커는 “클림트는 당대의 예술적 경향을 치밀하게 관찰하고 흡수했다”며 “자신의 뚜렷한 예술적 목표에 가장 적합한 요소를 추출해 독립적인 예술세계로 끌어올린 대가였다”고 평가했다.

지난 7일 반고흐미술관에서 공식 개막한 이번 전시는 내년 1월 8일까지 열린다. 이후 클림트의 대표작 ‘키스’가 영구 소장돼 있는 오스트리아 벨베데레미술관으로 자리를 옮겨 내년 2월 3일부터 5월 29일까지 계속된다. 고든커 관장은 “내년 반고흐미술관은 50주년, 벨베데레미술관은 300주년을 맞이하는 기념비적인 해”라며 “20세기를 이끈 화가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암스테르담=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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